오늘은 내 생일.
1973년 8월 12일(음)에 태어나 지금껏 살아왔다.
시간이 지나 이젠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볼 때가 온 것 같다.
수년 전 부터 생각해왔던 것이지만 이젠 어느덧 전반적인 정리가 된듯해서 마무리의 차원으로 이 글을 적는다.
남길 재산도 없으니 재산에 대한 얘긴 할 얘기가 없고, 일종의 절차에 대한 얘기들...
한가지 당부 말
1. 장례식에 관하여
몇 년전 어느 장례식에 갔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이렇게 그의 사진 앞에서 울고, 인상쓰고, 절하고하는 일련의 행위들을 고인도 원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가 나는 어떤 방식을 원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들었고, 아마 그 때부터 이 생각을 해왔던 것 같다.
기본적인 생각은 난 사람들이 나 때문에 울거나 인상쓰는 것이 싫다.
그러므로 기존의 방법으로는 내 기본적인 생각을 채워줄 수가 없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파티'...
5대 일간지 및 3대 포털에 광고를 내고 어디 넓은 장소를 빌려 한 2박 3일간 파티를 열었으면 한다.
음악듣고 술마시고 서로 잡담하고 하하호호 즐기다가 문득 나와의 재미있었던 에피소드가 생각이 나면 마이크를 잡고 얘기하고 하하하 웃고...
그런 파티...
2. 시신의 처리에 관하여
아직 장기기증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은 없다. 물론 가능하다면 할까 생각중이지만 확실한 결론을 내린건 아니고...
다만 화장을 하고 싶다. 화장품을 이용한 화장이 아니라, 불에 태우는 화장...
그 후 뼈가루에 관한 얘기가 관건인데...
개인적인 생각으론 쓸모없는 내 몸뚱이 조각 때문에 1cm라도 땅을 쓴다는 것이 싫다.
그래서 처음엔 그냥 아무데에나 뿌리라고 아이들에게 얘기했었는데, 얼마전 TV를 보다가 아주 맘에 드는 방법을 보았다.
스카이 다이버에게 부탁을 해서 하늘 위에서 뿌려버리는 것. 이렇게 하면 내 조각들이 세상 모든 곳으로 퍼져나가 진정한 자유로움을 느낌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도 난 사지가 자유로운 것을 꿈꿨으니까...
3. 제사에 관하여
난 기존의 제사 행태에 대해 별로 맘에 들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건 형식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것이 더 좋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내가 생각한 것은 기일이 되면 제주가 정한 음악 한 곡을 틀고, 그 음악이 시작되어서 끝나는 동안 나에 대해 생각하는 것... 내가 생각하기엔 이게 더 많이 나를 생각해 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몇 번에 걸쳐, 몇 년에 걸쳐 채린과 채민에게 계속 세뇌를 시키고 있다. 아이들은 위 얘기들을 이미 알고 있지만 굳이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혹시나 일반적인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인해 낯설어하는 사람들 때문에, 자신과 남과 다르다는 것을 못견뎌하는 하는 사람들 때문에, 우리 아이들이 욕을 먹지나 않을까하는 생각에서이다. 분명 이건 고인이 원했던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부디 불쌍한 우리 아이들을 욕하지 말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