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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C's House - Blog

JHC의 살며 생각하며 rss feed

못 볼 걸 봤다.

2006/10/01 00:14
Posted by 유리아빠 Posted in " 鍾鉉 "
요새 1학년 진도가 생물(소화, 순환, 호흡, 배설)이라 관련 자료를 찾고 있었다.
내가 원한건 이해하기 쉬운 약간의 시뮬레이션 동영상이라고나 할까? 컴퓨터 그래픽 같은 것으로 몸의 부위를 표현하고 돌아가는 모양을 멀티미디어적으로 보여지는 것...
뒤지다 보니 의대생들이 본다던 인체해부도 파일이 나왔다. 예전에 처남 말로 시디 한장에 백만원 한다던 그 프로그램 같았다.
올타꾸나 하고 받았는데...(머리, 팔, 다리, 순환기, 근육 등 열 몇가지 챕터로 동영상이 나뉘어져 있었고 총 3기가 정도 되는 고품질의 동영상이었다.)

어렸을 땐, 기르던 고양이가 쥐를 잡으면 항상 머리 부분만 먹고 나머지 부분은 먹지 않고 남겨뒀다. 그걸 치우는 당번이 나였다. 마침 삽이 있다면 삽 위에 올려놓고 버리기도 했지만, 없을 땐 그냥 맨손으로 꼬리를 잡아 쓰레기통에 버리기도... 그 때 내 생각엔 정육점에서 고기 한근을 사들고 다니는 것이나, 삽에 머리가 없는 쥐의 시체를 담아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이나 별 다를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근래 들어와서 언제부턴가 그런 것에 대해 비위가 많이 약해졌다. 요사이의 난, 인체의 신비전이 엄청난 광풍으로 서울, 경기권을 강타하고 있을 때도 징그럽다고 보러가지 않은 사람이다.

동영상의 실체는 말 그대로 의대생들이 1학년 때 한다는 시체해부 동영상이었다. 가뜩이나 구하기 힘든 시신, 기증받은 할아버지 시신을, 본전 뽑기 위해 하나도 남김없이 조각조각 해부하는... 스너프 필름 사이트에 갖다놔도 손색이 없을... 궁금해서 샘플로 봤던 부분이 하필이면 머리 부분... 두개골을... 뇌를...
팔, 다리 부분을 봤다면 그냥 닭다리나 상상하고 말았을 것을...
결국 바로 지워버렸다. 내가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어서...

그런데 그 장면들이 며칠이 지나도 머리 속에서 지워지질 않는다. 밥을 먹을 때나, 길을 걸을 때나, 자꾸 그 생각이 나서... 뭐랄까? 나의 몸도 어차피 피와 살로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고, 죽으면 생명력을 잃어버린 그런 사물이 되어버릴거라는 생각과, 그들이 나를 그렇게 헤집어 놓는다 하더라도 아무 '느낌'도 받지 못할 거라는 그런 느낌이 계속 머리속에서 맴돌았다.

아주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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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작은 누나 2006/10/31 21:43

    오모나~!
    너답지 않게스리....ㅋㅋㅋ

    근데말야...
    첨에 왜 네가 그 일을 하게 된 건지,
    왜 유독 너한테 그런 궂은 일을 시켰는가 몰것다.ㅎ~.

    난 살아있는 쥐, 아무리 작아도... 그것들은
    여직도 무섭더만. 조 멀리로라도 지나가는 게 눈에 띄면
    바짝 쫄아서 기양 얼어붙는당.
    나이 먹으니깐 더한 거 같어.^^;;

    perm. |  mod/del. |  reply.
    • 유리아빠 2006/11/01 11:38

      ^^; 내가 선택되었던 이유에 대해선... 나도 모르겠어. 근데, 중요한건 그 때 난 그게 궂은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거겠지.

      perm. |  mod/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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