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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C's House - Blog

JHC의 살며 생각하며 rss feed

벚꽃이 피었군요.

2008/04/09 19:41
Posted by 유리아빠 Posted in " 鍾鉉 "
벚꽃이 피었군요.
아침에 그녀가 어디 갈 일이 있어 금정역까지 태워줬는데 금정역 앞 벚나무들이 만개했더군요.
음... 어느덧 봄이네요.
사진을 찍는다는 사람이 꽃이 피었는지도 모르고 살다니...
그렇게 심하게 몸이 바쁜 건 아닌데, 마음이 너무 바쁜가 봐요.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채린이가 고등학교에 들어간 것도 그렇고 학교에서의 내 위치도 그렇고... 다들 내 마음을 압박하네요.

며칠 전엔 정말 간만에 서점에 가서 책을 샀어요. 몇 년 만에 사는 책인지...
'공지영'의 "인간에 대한 예의"라는 소설집을 샀답니다. 그냥 무작정 현실에서 도망가서 무언가에 집중하고 싶다는 심리에서였는지... 그냥 요즘 겪는 느낌과 제목이 맞아떨어진 것도 있었고...
어쨌든 집에와 읽기 시작했는데 하필 앞부분 단편 두 개의 소재가 노동운동에 관련된 얘기... 개인적으로 매우 심드렁한 부분이어서 정말 억지로 읽었습니다. 결국, 그 두 녀석만 읽고 손을 놓아 버렸습니다.

무언가에 쫒기는듯 이렇게 사는 거 정말 내 인생관하고 맞지 않는데... 삶을 관조하며 관람자의 입장으로 변두리에서 조용조용히 살고 싶은데... 어딘가의 중심에 서서 사람들을 리드하고 조율하는 건 내 성격과 맞지 않는데...
하기 싫은 일들을 억지도 하다 보니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지 마치 귀신이 목마 탄 것처럼 목과 어깨가 뻐근하고 아프네요. 굿이라고 한 판 해야 하나?

사람이라면 누구나 욕심이라는 게 있겠죠. 권력의 중심에 있고 싶은... 그런데 말입니다, 난 막내로 태어났고 막내로 자라왔어요. 하다못해 같은 동네에 친한 동생도 없어서 철저하게 막내로만 자라왔다고요. 지금껏 내가 해온 것은 리더의 옆에서 조언하는 참모의 역할이었지, 누군가를 이끄는 리더의 역할은 해본 적이 없다고요. 내가 학교에서 담임을 맡지 않고 고사하는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도 거기에 있고요.

고등학생의 부모라는 거 정말 피 마르는 짓이네요. 아이의 말과 행동에 전혀 신경 안 쓰는척하며, 모든 촉각을 그쪽으로 돌리고 있으려니...
처음으로 아이 통학 길에 차를 가지고 가봤습니다. 며칠 하다가 말았지만 말이죠. 참 웃기데요. 주차장이 되어버린 길 한복판에서 나도 그들과 함께 그곳에 있다는 것이...
예전과 다르게 점점 자아가 생겨나는 아이, 그래서 겁나게 개기는 아이, 다행히 아직은 말발이 되지만 얼마 안 있으면 "헉!"하고 뒷덜미를 감싸고 쓰러질 날이 오리라는 것... 더군다나 극과 극처럼 다른 그녀와 나의 교육방식... 이런 일련의 상황들이 아이도 나름대로 스트레스겠지만, 부모도 아이 못지않게 스트레스로 다가온다는 것을 저 녀석은 알까요?

솔직히 이러다 무슨 실수나 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나름 꼼꼼한 편이라 그나마 버티고는 있지만 어느 순간 나사가 풀려 이런 저런 곳에서 폭탄을 터트리지는 않을지...
아~! 어느덧 계절은 돌고 돌아 다시 꽃피고 새가 우는 봄이 왔건만 내 마음의 봄은 언제나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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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작은누나 2008/04/13 23:32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을수록 봄은 그저 기다리는 계절일뿐
    언제나 스산한 늦가을이거나 칼바람 부는 한겨울일테지요..

    공지영의 다른 책도 많은데 하필 그 책을... ㅉㅉ


    중딩 엄마 노릇,,, 이거이도 미치고 환장하겠는데
    고딩이라....
    언니를 봐도 그렇고 막둥이,,, 너마저 한고민 하는 걸보니
    이 드런 승질머리로 버텨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자신 없소이다.
    나 하나도 감당 안 되는데...
    감히 자식을 겁도 없이 낳아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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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리아빠  2008/04/28 08:51

      공지영 책은 내가 별로 읽은게 없어서...
      "무소의 뿔처럼..."을 쓴 사람인걸 알았다면 안 골랐을 텐데...
      제목에 필이 꽂히는 바람에... ^^

      perm. |  mod/del.
  2. 작은누나 2008/04/13 23:39

    리더...
    전에, 이젠 무척이나 오래 전이 되었고만요.. ㅎㅎ
    회사를 다니면서 대리가 되고 그러다 아이냐, 일이냐를 놓고 막판에 심각하게 고민할 때
    내게 결핍된 리더쉽이 계속 일을 해나감에 있어 막대한 지장을 줄거라는 생각을 하고는
    고마 아이를 택했지요. 그 때... 복잡한 일들, 떠올리고 싶지 않은 이런저런 일들이 얽켜 있었을 때라
    그만둔 이유가 딸랑 그거 하나만은 아니긴 했지만...
    채린아빠의 심정이랄까,,, 그 기분을 조금은 알것 같다우.
    나야 아줌마니까 때려치우고 회피해도 될 나의 결점이었지만
    채린 아빠야,,,, 반드시 극복해 내야할.... 그렇지 않것소?

    힘내시오,,, 홧팅이요~ 무조건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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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리아빠  2008/04/28 08:55

      극복해나가야 할 일이긴 한데, 한편으로는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도망갈 구멍이 있다는게 이런 면에선 좀 불편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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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아버지 2008/04/22 04:17

    왔다, 간다. 간혹 우리 생각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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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리아빠  2008/04/28 08:53

      어제도 현주랑 드라마를 보다가 드라마에서 자식된 사람이 결혼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현주가 문득 "우리 채린이도 어디서 이상한놈 데리고 와서 결혼한다 그러면 어쩌지?"하길래...
      제가 저를 손가락질 해줬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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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나수정 2008/05/11 14:02

    벌써 채린아가씨가 고등학생이 되었군여 ! 우왕... 놀랍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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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리아빠  2008/05/16 00:09

      중딩이었던 니가 대딩이 된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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